새 카테고리 8

명자씨의 적정 미모

---블로그가 개인블로그로 나도 모르게 바뀌면서 정경아님의 글이 제글처럼 되었네요.--- 4월 초, 우리 동네 마루공원을 걷다가 마주친 팻말 하나. * 명자나무 (장미과/갈잎작은키나무) “벚꽃처럼 너무 화사하지도, 모란처럼 너무 요염하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촌스럽지도 않은 꽃이 바로 명자꽃입니다. 한마디로 적당히 곱고 향기로운 꽃입니다. 그래서 아가씨 꽃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습니다.” 푸핫! 웃음이 터진다. 글쓴이의 장난기가 느껴진다. 적당히 곱고 적당히 향기로운 꽃이라니? 명자꽃의 적정 미모를 칭송하고 싶었던 모양. 근데 도대체 꽃에게 적정 미모라는 게 있나? 꽃의 미모에 등급이라도 매길 참인가. 아마도 화려하거나 향기 진한 꽃을 부담스러워하는 취향을 가진 분인가 보다. 아니면 장미나 벚꽃에게 지나..

새 카테고리 2019.04.13

동네 스트레칭 사교계

---공동블로그 시절 정경아님이 올린 글입니다. --- 4월 첫 금요일 오전, 겨우내 기다리던 ‘아무나 스트레칭 댄스 클래스’가 개강했다. 무려 30분을 걸어 대청종합사회복지관에 도착, 2층 강당으로 직행한다. 팡팡 뛰어도 무릎이 덜 아프다는 신발로 갈아 신으면 준비 완료다. 작년 가을 시즌과 달리 봄 시즌 강좌는 어렵사리 마련됐다. 미세먼지 창궐을 이유로 강남구청이 올 봄 야외 건강 프로그램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는 비보. 강사료가 지원되지 않으니 근처 대진공원에서 수년간 진행되던 공짜 클래스는 중단될 위기였다. 한국 무용가 출신인 강사 선생님의 남편이 팔을 걷어붙이고 실내 공간 헌팅에 나섰다 한다. 일원 2동 소재 대청종합사회복지관에서 무료 대관 동호회 공모를 한다는 정보. 곧바로 조직화에 착수했..

새 카테고리 2019.04.13

벚꽃 하이쿠

---공동블로그 시절의 글들은 모두 내 이름으로 변해버렸다. 누구의 글이었던지 기억이 가물가물. 정경아님의 향기가나긴 하는데... ---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벚꽃 아래 이렇게 살아있다는 것은! 올해 핀 벚꽃 길을 걷는다. 해마다 누리는 열흘간의 황홀! 하이쿠 시인 고바야시 이싸의 시가 번개처럼 다가온다. 그는 벚꽃이 아름답다고 말하지 않는다. 옛 사랑의 애틋함을 떠올리지도 않는다. 벚꽃 아래 문득 불가사의한 지상의 한 순간을 직시할 뿐.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아득해지는 현기증을 토로한다. 땅을 딛고 서 있는 나는 과연 살아있는 것일까?

새 카테고리 2019.04.07

노년 풍경

---공동블로그가 나도 모르는 사이 단독블로그로 전환되면서 모든 글들이 내이름으로 변해버렸는데... 아마도 정경아님의 글이었던듯. --- * 3월 중순, 서울 은평구 새절역 부근 산새마을 비탈길, 할머니 두 분의 대화 재구성 “아니, 웬걸 그리 무겁게 들고 댕기우? 총각무 김치를 그렇게 많이 담그면 누가 다 먹는다고?” “총각김치 좋아하는 큰 아들네 집에 좀 가져다주려고 하는 데, 총각무 두 단을 이젠 들지도 못하겠네요. 어디 댕겨 와유?” “딸네 집 가서 좀 치워주고 시금치된장국 한 냄비 끓여 놓고 왔슈. 아침마다 일 나가느라고 정신없이 뛰쳐나가버려요. 손주는 사내 아이 둘인데 집에 가보면 온통 난리도 아니여유. 근데 무릎팍이 너무 시려 이것도 못 하겄어.” “올해 몇 살 잡셨쥬? 들었는데 잊어 먹어버..

새 카테고리 2019.04.04

펜 그림, 혼자 노는 기술 하나 추가요!

---공동블로그 시절 정경아님이 올린 글. 제가 쓴 게 아니라구요. 저 그림 못 그려요... --- 60년 넘게 미술과 친할 기회가 없었던 내가 어쩌다보니 ‘펜 일러스트’ 수강생이다. 매주 수요일 오전 36가지 색연필에 스케치북, 여섯 개들이 펜 통까지 백팩에 꾸려 지하철을 탄다. 종로구청 옆, 한 생명보험사의 사회 공헌형 ‘50 플러스’ 학교인 . 90 분짜리 펜 그림 교실은 이미 학생들로 북적인다. 펜화 경력 2년 넘은 ‘고수’들부터 생 초보까지 섞여 있는 복식 수업으로 한 학기는 12주. 나는 세 학기 째다. 학생들은 50대부터 80대까지다. 강사인 김 선생이 제일 젊다. 오늘의 과제를 받아 간단한 설명을 듣고 나면 곧장 연필로 밑그림을 시작한다. 기준선을 긋고 좌우 대칭에 신경 쓰며 그림 속 건물..

새 카테고리 2019.04.03

결혼기념일 MT

---정경아님의 글입니다. 공동블로그가 개인블로그로 저도 모르는 사이에 바뀌면서 제 글처럼 되어 버렸네요.--- 2월 중순, 경북 청도 산길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진 남편, 전치 8주 진단에 오른 발목 골절 수술을 받았다. 덩달아 나도 대구의 한 정형외과 병원 2인실에 간병인으로 합류. 수술 후 통 깁스까지 2주 동안 꼼짝없이 병원살이다. 오랜 주말부부였던 우리에게 여행을 빼곤 뜻하지 않은 13박 14일짜리 병실 합숙이랄까. 다만 간병인은 간이침대에서 쪽잠 신세. 당뇨를 20년 넘게 앓아온 터라 남편의 혈당 체크로 하루가 시작됐다. 소변기를 비우고 회진 시간에 맞춰 질문 내용 정리하기. 소독 드레싱 후 냉찜질 준비도 간병인의 주요 임무다. 혈전 발생을 막기 위한 순환촉진 전기 치료도 4시간 동안 지켜봐야 ..

새 카테고리 2019.03.25

평창에서 록 축제를!

--- 공동블로그 시절 누군가가 올린 글인데, 그게누구였는지는 도저히 생각이안 납니다. 아무튼 저는 아닙니다. ㅎㅎ--- 평창에서 록 축제를! 주말에 평창나들이 어떠세요? 17일 강원도 평창에 가면 국내 최정상의 록 밴드 10팀과 만나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이날 오후 1시~8시 강원도 평창군 평창동계올림픽 스타티움에서 ‘PEACE ROCK FESTA 평화의 봄’이 펼쳐진다. 출연진은 이승환, 국카스텐, 전인권밴드, 크라잉넛, 데이브레이크, 잠비나이, 로맨틱펀치, 이디오테잎, 아도이, 배회관밴드 등으로 화려하다.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문화예술위원회 평창의봄사업추진단 주관. 2018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1주년을 기념해 록 축제(PEACE ROCK FESTA)로 기획된 ‘평화의 봄’의 주제는 ‘평화, 참..

새 카테고리 2019.03.11

삐삐미용실

---제가 쓴 글이 아니고 정경아님이 쓴 글입니다. 퍼온 것이 아니고 원래 공동블로그로 시작한 것이 개인블로그로 바뀌면서 그렇게 되어버렸어요. --- 퍼머 예약을 하려고 전화를 걸었다가 듣게 된 비보. 15년 단골인 스카이 미용실 원장이 얼마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단다. 항상 웃는 얼굴이던 50대 중반 그녀가 우리 동네에 더 이상 없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뒤늦게 소식을 들어 문상할 기회를 놓친 까닭에 더욱 속이 쓰리다. 충격으로 한동안 방치한 머리칼이 마구 흐트러지는 꼴을 보다 못해 동네의 다른 미용실을 수소문했다. 딸의 추천으로 엊그제 일요일 미용실을 찾았다. 역시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원장은 삐삐머리 스타일로 낯선 손님을 반갑게 맞아준다. “어떻게 오셨냐?”는 게 첫 질문. 미용실 원장의 교..

새 카테고리 2019.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