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막혀있는 청와대 앞길
--- 이건 아마도 서화숙님의 글인 거 같습니다. 공동 블로그가 개인 블로그로 스리슬쩍 바뀌면서 제 닉으로 되어버렸네요. ---
청와대 앞길은 김영삼 정부 이래 민주화를 재는 척도가 되어왔다. 일반차량은 전혀 다닐 수 없었던, 청와대로 들어가는 차로를 1993년 김영상 정부가 개방한 후 김대중 정부는 청와대 정면의 경복궁 뒷길 차로를 개방했으며 노무현 정부는 일반인들의 통행까지 허용했다. 그랬기에 문재인 정부는 20시에서 06시까지는 차량 통행이 금지되어 있던 청와대 정면 도로를 2017년 6월 개방하면서 대단한 민주화의 진일보를 내디디는 양 장황하게 홍보를 했다. 물론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청와대로 들어가는 차로에서 하던 검문이 없어졌으니 나아지기는 했다.
그런데 이 길은 왜 여전히 막혀 있는가. 이 길은 내 기억으로는 노태우 정권 때도 검문소가 없었다. 오직 박근혜 정권에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후 청와대를 찾는 유족들의 길을 원천봉쇄하겠다며 만든 검문소이다. 2014년에 생겨난, 아주 매우 신생인 검문소이다. 그런데 이게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정확한 위치는 경복고등학교 정문 맞은 편에서 무궁화공원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잠시 서서 지켜보았다. 경찰은 서 있었지만 검문을 하지는 않았다. 보행객은 물론 자전거를 탄 사람도 멈추지 않고 저 사이를 지나갔다. 그렇다면 저 검문소를 굳이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벌 받는 경찰 한 명을 세워둬야 하는 장소로 필요한 것일까?
검문소는 있지만 검문은 하지 않으니 상관없지 않냐고는 말하지 말자. 검문은 행위이기도 하지만 상징이기도 하다. 그것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시민들의 자유로운 통행에 압박감을 주겠다는 의지니까 말이다. 저기에서 그래야 할 필요가 도대체 뭘까. 경찰의 인력낭비를 시위라도 할 셈인가.
박근혜 정권 들어 느닷없이 막아둔 길은 여기 말고도 또 있다. 효자동 주민센터 옆에서 청와대로 이어지는 차로 역시 박근혜 정권 후반기부터 차가 다니지 못하는 길이 되어 있다. 여기에도 어김없이 경찰들은 서 있다.
뭐든 새로운 일을 벌여야만 민주화의 진전을 이룬 듯이 착각하지 말자. 박정희 시대를 꿈꾸며 시민들의 자유로운 통행을 막는 걸 예사로 저지르던 박근헤 정권의 고약한 짓을 여전히 내버려 두는 한 당신들의 의식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소리 밖에 들을 수 없을 것이다.